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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남의 일 아니다”…카메라 앞에 선 청소년 환경운동가들

입력 | 2021-09-24 13:57:00


24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자신이 기후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24일 청소년 환경단체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 이들은 매년 9월 마지막 금요일인 ‘기후 파업의 날’을 맞아 현재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 목표(NDC)’ 설정을 검토하는 정부에게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기후 파업의 날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 2018년 8월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매주 금요일 결석 시위를 진행했던 것이 시초다. 환경 운동가와 환경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은 등교나 출근을 거부하며 각국 정부에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청소년 환경운동가들은 유튜브 비대면 행사로 목소리를 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2019년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결석시위를 진행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소수의 인원만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방식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 청소년 “기후위기, 남의 일 아니다”

24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자신이 기후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기자회견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에어컨이 없는 집에서 2018년 기록적인 폭염을 맞았을 때, 기후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어요.”

카메라 앞에 선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해 행동에 나선 계기를 밝혔다. 활동가들은 “예전에는 기후위기가 단순히 ‘북극곰의 위기’ ‘남의 나라가 물에 잠기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폭염과 장마,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을 겪으면서 나의 문제, 내 가족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현재 대통령 소속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각 분야별로 의견을 수렴해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NDC를 만드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지금 상황을 보면 정부는 석탄발전을 줄이지 않아도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전문성이나 권력이 없어도, 누구나 나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 환경단체 “기후위기 대응 정책 강화해야”
이날 청소년들만 기후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이 아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역시 “홍수와 산불 등 유례없는 기후재난이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기후대응 정책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전날인 23일에는 노년층이 모인 환경단체 ‘60+기후행동’이 출범했다.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 안재응 한국 YMCA전국연맹이사장, 이경희 환경정의 이사장 등 기존 환경운동가 중 60대 이상인 이들이 모여 환경운동에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 모인 단체다. ‘노년이 함께 하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한 ‘60+기후행동’은 “우리 노년이 누려온 물질적 풍요가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아온 결과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물려받은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게 물려주기 위해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도 석탄화력발전에 반대하는 시위 등에 나설 계획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