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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檢, 대장동 수사 의지 없어”… 박범계 “등장 법조인 역할 의심”

입력 | 2021-09-24 21:36:00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여야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캠프,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를 대변하는 여야 법사위원들이 서로 “적반하장”이라며 고성을 지르는 등 이-윤 양측의 대리전이 펼쳐졌다.


●박범계 “핵심은 화천대유 소유자, 특혜여부”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이 지사가 연루된 배임사건”이라 규정하고 “검찰이 수사의지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출석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 News1

윤석열 캠프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화천대유의 대장동 사건은 딱 떨어지는 배임 사건”이라며 “검찰은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 특수부를 동원했어야 했는데 공공형사부에 배당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 정치검찰”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민간 개발 시행사는 대장동 토지가를 1조2500억 원으로 계산했는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땅값으로 (원주민에게) 6000억 원만 줬다”며 “원주민들에게 6500억 원을 빼앗은 거나 마찬가지다. 이 돈을 결국 민간개발업자하고 성남시가 먹은 것도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이 성남시장이 되니 이미 (이재명 캠프에 가 있던) 개발업자들이 설계를 해서 이 사건이 터졌다. 이재명이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반면 이 지사 수행실장인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영개발이 아닌 공영개발로 했기 때문에 성남시가 공공의 이익을 가져갔던 것”이라며 “(대장동 개발을 통한) 모든 이익을 민간으로 가져가게 하려고 했던 일들이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집권) 때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그것부터 사과해야 하는데 적반하장 격으로 잘한 사업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덮어씌우는 게 황당하다”고 받아쳤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권 의원에게 “사실과 다른 것들이 너무 많아서 기가 막혀서 쓰러질 뻔했다” “법학 배운 지 오래돼서 까먹으신 것 같다”고 발언해 한동안 여야 의원들 간에 단체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뉴시스

박범계 장관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이 사건의 실체를, 진상을 규명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인물임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인 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키(key) 인물’”이라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이 사건은 특이하게도 법조인이 많이 등장한다. 그분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핵심은 (민간투자자인) 화천대유의 소유자가 누구냐, 특혜를 줬는지”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이 “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하자 박 장관은 “선거 영향 여부도 중요한 고려 요소겠지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김진욱 “수사 빨리 끝내 선거 영향 최소화”

김진욱 공수처장. 뉴시스

민주당은 ‘고발 사주’ 의혹을 재차 부각하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하고, 신속한 수사를 당부한다”며 “윤 전 총장의 혐의점이 조금 더 확인되면 소환조사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게 선거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3일 만에 광속도로 입건하고 참고인 신분인 김웅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는데 굉장히 이례적인 수사”라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고발 건은 3일이 지난 지 오래다. 이것이 바로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처장은 “두 사건은 기초 조사하는 데 시간이 다르게 걸린다”며 “그렇게 산술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김 처장은 별도의 발언시간을 요청한 뒤 “저희 스스로도 정치적 중립성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공수처 장래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