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곰/리처드 존스 글, 그림·공경희 옮김/40쪽·1만3000원·웅진주니어(4세 이상)
정원에서 아기 북극곰을 발견했다. 소년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만큼 조그맣다. 곰은 쑥쑥 자라 주머니로, 다시 모자로 옮겨진다. 커지는 곰을 보며 소년은 결심한다. 집에 데려다 주기로. 곰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동안에도 계속 자란다. 소년은 곰이 바다에 뛰어들지 않도록 조심조심 돌본다. 곰은 소년을 등에 태울 만큼 커지고, 드디어 고향에 도착한다!
처음 만난 작은 생명을 소중하게 돌보고 당차게 홀로 항해를 떠나는 소년, 이를 가만히 따르는 곰이 은은한 그림과 따스하게 어우러진다. 눈부시게 하얀 빛을 뿜어내는 북극곰 가족과 소년이 신나게 노는 모습은 정겹다.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집으로 떠난 소년, 그가 탄 배가 사라질 때까지 오도카니 앉아 있는 어미곰과 아기곰의 뒷모습이 애잔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마음을 나눈 소년과 아기곰. 서로를 기억하는 한 둘은 이어져 있다. 곰의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걸 소년이 느꼈을 때처럼.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