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엘크루 프로 1R 깜짝 등장
“현주 추천선수 출전 소식에 자청… 긴장해서 잠 설쳐 1시간마다 깨”

24일 KLPGA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 1라운드에서 유현주(오른쪽)와 일일캐디로 나선 김효주가 코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골프인 제공
24일 경기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 1라운드. 유현주(27·골든블루)의 옆에 평소엔 볼 수 없던 새 캐디가 서 있었다. 선글라스에 복면까지 해 얼굴을 가렸지만 팬들이 그 존재감을 알아채긴 충분했다. 지난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오르며 KLPGA투어 통산 13승을 장식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4승에 빛나는 김효주(26·롯데)가 이날 깜짝 캐디로 나선 것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 한 이벤트 대회에 출전하면서 ‘절친’ 사이가 됐다. 평소 유현주가 훌륭한 스윙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기회가 되면 김효주가 캐디 백을 메겠다며 자청해왔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도 유현주가 추천 선수로 참가하게 되자 전날 밤 부랴부랴 김효주가 캐디를 맡기로 결정했다. 김효주는 “긴장을 많이 해서 잠도 못 잤다. 한 시간 간격으로 깼다. 아침에 밥도 안 넘어가더라”라고 했다.
이날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유현주는 전반 9홀에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했다. 유현주는 “나는 탄도가 있는 스타일인데 효주는 굴려서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효주 어드바이스를 들으면서 내 나름대로 치고 싶은 느낌이 있다 보니 어중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유현주는 2번홀(파4)에서 이날 자신의 첫 버디를 하는 등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다. 2번홀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김효주에게 고맙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김효주도 양손 엄지를 편 채 가볍게 몸을 흔들며 화답했다. 유현주는 경기 도중 김효주의 목에 선크림을 발라주기도 했다.
1라운드에서는 유해란이 중간합계 6언더파 66타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공동 2위 그룹과 2타 차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