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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김여정?…文대통령 실명 언급하며 메시지는 ‘선명’

입력 | 2021-09-25 08:07:00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담화에서 자극적인 단어 사용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남한 대통령 실명을 언급하면서 대남 메시지를 선명하게 부각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대외 사업을 총괄하는 김 부부장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는 같은날 오전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에 연이어 나온 것으로, 종전 선언을 하려면 남한과 미국이 먼저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없애야 한다는 북한의 ‘조건’을 보다 명확히 했다.

김 부부장은 특히 이번 담화에서 올해 초 사용하던 극단적 언사나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막말을 배제해 표현이 순화된 모습이 엿보였다.

그는 올해 3월 발표 비난 담화에서 자신들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문 대통령을 향해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 “미국산 앵무새”, “자가당착”, “철면피하다” 등의 막말 공세를 펼쳤다. 남한은 ‘어리석은 수작’을 부리는 ‘태생적인 바보’이며 ‘판별능력마저 완전히 상실한 떼떼(말더듬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발표한 자신의 명의로 된 첫 담화에서는 “청와대는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면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그렇게도 구체적으로 완벽하게 바보스럽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이번달 발표한 담화에선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모욕적 표현은 자제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도 문 대통령의 ‘실언’을 지적하고 남북관계 완전 파괴를 경고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비난적 단어는 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이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를 염두에 두고 표현 수위를 조절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계회복 ‘여지’를 남기는 최근의 담화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통일부 관계자도 이날 발표된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기존보다 표현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담화에선 문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는 자극적인 단어 사용은 자제하면서도 담화 주목도는 높임으로써 자신들의 요구와 메시지를 선명하게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15일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실명으로 처음 거론했고, 통일부는 이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