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둔 지난 24일 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광장에서 시민들이 야외 술판을 벌이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모습이었다.2021.9.25/© 뉴스1
추석 연휴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도심 번화가는 ‘불금’을 즐기는 청춘들로, 주요 관광지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24일 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번화가.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10시가 가까워지자 술집 안에 있던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얼큰하게 취한 청년들은 무리지어 이야기를 나누며 담배를 피우거나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크게 따라부르기도 했다.
광장에는 ‘광장 내 음주·취식 행위 금지 행정명령 시행’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청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광장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구입한 술을 꺼내 마시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장모씨(39)는 “연휴 이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기에 왜 저렇게 자기들 욕구만 채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방역당국의 이동과 만남을 자제해 달라는 외침이 ‘소 귀에 경 읽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음날 오후 주말을 맞은 전주동물원과 한옥마을 등 도심 주요 관광지에도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근 체육시설 길가에 주차된 차들로도 몰린 인파를 짐작케 했다. 주차장 안쪽에서는 차 댈 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차량들도 보였다.
입구에서는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과 나들이를 마치고 출구를 통과하는 인원들이 꾸준히 눈에 띄었다.
많은 인파로 인해 입장하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시민 손모씨(45)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 겸 나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찮은 분위기라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은 25일 오후 전북 전주시 도심 주요 관광지는 관광객으로 북적였다.2021.9.25/© 뉴스1
한복대여점이나 음식점 등 인근 상인들도 관광객들을 분주하게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마스크 착용은 잘하고 있었다. 다만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을 먹기 위해 턱 아래로 마스크를 내린 이들도 많이 있었다.
길거리 음식을 구입하기 위해 늘어선 줄에서는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한복을 입은 한 무리는 마스크를 내린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사진촬영에 집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느슨해진 모습에 불안감을 표하기도 했다.
시민 한모씨(31)는 “집에만 있기 답답한 마음은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라며 “개인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과 방역수칙 준수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전북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 전북에서는 전주 31명, 익산 8명, 부안·김제 각 6명, 군산·남원 각 5명, 완주 3명, 진안·순창·정읍 각 1명 등 모두 6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5일 75명(일일 최다 확진·순창 및 김제 요양시설 중심), 지난 17일 73명(순창 대안학교 중심)에 이은 역대 3번째로 많은 확진자수를 기록한 수치다.
25일에도 오후 6시 기준 2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추석 연휴 이후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확산세가 거센 상황 속에서 도민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만남과 이동을 자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