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동아일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26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세전 50억 원을 받은 것에 대해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곽 의원의 아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들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논점을 교묘히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씀 드리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곽 의원 아들의 입장문 발표는 이날 인터넷 매체 노컷뉴스가 “곽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로부터 약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화천대유 측은 ‘퇴직금’ 명목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곽 의원 아들의 경력과 급여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액수”라고 보도한 것에 따른 것이다.
화천대유 입사 경위에 대해선 “2015년 2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던 저는 졸업 직후 한양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디자인 분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김ㅇㅇ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하셨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어떤 회사인지’, ‘뭘 하는 회사인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검색 해봤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대박이 날 수도, 쪽박을 찰 수도 있지만 이미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어 있는 상태라 이 사업이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 한 번 베팅 해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 이에 직접 문의했고 채용 절차에 따라 공고가 나면 공고를 통해 지원하라는 답을 받아 ‘화천대유’에 지원했고, 면접을 본 후 2015년 6월경 입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급여에 대해선 “‘화천대유’ 입사 후 2018년 2월까지 약 3년간 233만 원을, 2018년 3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는 333만 원을, 이후 2021년 1월까지는 383만 원의 급여를 받고 일했다. 세전 금액”이라며 “수익이 가시화 되고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 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되었고, 원천징수 후 약 28억 원을 2021년 4월 30일경 제 계좌로 받았다. 입사할 때부터 약속되어 있던 금액은 아니었다. 모든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구체적인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아버지인 곽 의원이 특혜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아버지는 이 사실을 최근에 아셨다. 암이 전이되어 어머니께서 금년 2월부터 거동이 불편해지고 입원하셨고 급기야 5월 20일에 별세하셔서 말씀드릴 사정이 되지 않다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며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고 했다.
성과급과 위로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며 “회사가 이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저도 성과급 등으로 이만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저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성과급·위로금 액수가 책정된 근거와 관련해선 ‘58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계상하지 않은 채 배당금으로 모두 소진하는 결정이 있기 직전 발견해 회사가 위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은 공로’,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한 위로’, ‘7년간 근무한 공적’ 등을 회사에서 인정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사 초기부터 김00 회장님께서는 ‘회사의 이익은 제 것이 아닌 직원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일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항상 강조하셨다”며 “열정으로 가득했던 저는 어떻게 하면 월급을 더 받고, 회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고, 주식이나 코인 같은 것들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다녔다”고 했다.
아울러 곽 의원의 아들은 “저는 사회생활을 하시는 모든 분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할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회사의 임원, 그리고 회장님께 인정받을까를 고민했고 7년 가까운 시간동안 노력했다”며 “이런 기회조차 없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무리 그래도 성과급, 위로금 그리고 퇴직금이 과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는 주식, 코인에 올인 하는 것보다 이 회사 ‘화천대유’에 올인 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버지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저의 개인적인 문제, 특히 제 건강과 관련한 문제는 저의 가족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며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이냐. (아니면)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이냐”고 물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