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동 명품 매출 44% 증가…성인 포함 전체 신장률 앞질러 MZ세대 ‘만족감 최우선’ 성향 반영…저출산에 ‘아이 선물금액’도 비싸져 백화점 고가 아동복매장 잇단 확충
펜디키즈 매장이 입점해 있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 2층 모습.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아동 명품 매장을 리뉴얼하며 지방시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 고가 아동복 매장을 유치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부모가 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고가 아동복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MZ세대가 자녀를 위해서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가 아동 패션 부분의 매출 신장률은 가파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5일까지 아동 명품 신장률은 44.3%로 전체 명품 신장률(35.3%)을 앞섰다. 몽클레르 앙팡, 지방시키즈 등 아동 전문 수입의류 편집숍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수입 명품뿐 아니라 국내 고가 아동복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키즈의 올가을·겨울 시즌 신상품 매출(8월∼9월 15일)은 전년 동기 대비 170% 올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저학년 초등학생이 전면 등교하면서 손주, 조카를 위한 선물 수요도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몽클레르 앙팡 패딩(왼쪽)과 빈폴키즈 클래식 재킷. 몽클레르 홈페이지 캡처·삼성물산 제공
유통업계는 브랜드 다양화를 통해 고가 아동복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압구정본점 지하 2층을 리뉴얼하면서 명품 아동 브랜드를 강화했다. 기존 입점해 있던 펜디키즈 등에 이어 추가로 지방시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을 입점시킨 것이다. 최근 개점하고 있는 백화점들 입장에서도 명품 아동 브랜드 입점은 필수다. 대전 신세계는 몽클레르 앙팡, 버버리칠드런, 랄프로렌칠드런 등의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에서 19개 명품 브랜드의 키즈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3월 온라인 전용 아동복 브랜드 보보트리를 선보였다. MZ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해온 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 무신사는 유아동복 시장 진출 검토에 나섰다. 무신사의 최대 소비자가 MZ세대인 만큼 이들의 아동복 구매력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