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PF보증 심사 보고서 입수 주택금융公, 화천대유가 신청한 2664억원 PF보증 전액 승인 “3개월내 100% 분양 무난 할것…20% 미분양에도 수익 발생 구조” 李측 그동안 “성공 장담 못하는 사업…화천대유, 위험 감수해 큰 수익” ‘경영실권자’로 김만배 기재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시행사 격인 ‘성남의뜰’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성남의뜰’에 출자한 화천대유는 막대한 수익을 얻어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성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하는 대장도시개발지구에 위치해 입지 여건과 가격 경쟁력이 양호하다. 지원 시 사업수행이 무난(준공 및 보증전액 해지)할 것으로 판단돼 신청한 대로 처리하고자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신청한 2664억 원대 프로젝트금융(PF) 보증을 전액 승인하면서 해당 사업에서 20%가량 미분양이 나더라도 수익성이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서 거둔 수천억 원의 이익에 대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한 결과”라고 한 것과는 다른 정황이다.
26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주택금융공사의 프로젝트금융보증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8년 8월 대장지구 대지비, 기타사업비 등 명목으로 2664억 원에 대한 PF 보증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대장지구 A1블록(10개동 529채) 1422억 원, A2블록(8개동 445채) 1242억 원을 대상으로 한 보증심사위원회가 개최됐다. 화천대유가 하나, 농협, 기업, 수협은행 4곳에 연이율 4%로 2600억 원대 PF를 받는 데 대한 보증신청 건이었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당초 이 지사 측은 그간 “대장지구 사업에 리스크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재명 캠프는 “화천대유 입장에서는 PF 소요자금 350억 원에 대한 리스크를 부담하고, PF 대출금 7000억 원에 대한 상환 리스크를 부담한다”며 대장지구 개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해왔다. 결과적으로 화천대유가 대장지구 개발사업으로 큰 이익을 거뒀지만, 사업 추진 단계에서는 높은 위험이 있었고 화천대유가 그 위험을 감수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는 “사업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하는 대장지구에 있어 입지여건이 양호하다. 신청 원안대로 처리하겠다” 등의 평가와 함께 2600억 원대 보증 신청을 전액 승인해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한다는 점 등이 평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 점에선 수익은 민간이, 위험은 공공기관이 부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심사보고서에 담긴 화천대유 소개 자료에는 경제지 부국장을 지낸 김만배 씨가 지분 100%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기업을 지배하는 ‘경영실권자’로 기재됐다. 김 씨 경력으로는 통신사, 경제지 근무 경력이 담겼다. 김 씨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화천대유의) 대주주일 뿐 경영에 관여 안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보증 승인에 대해 주택금융공사는 “보증 요건을 충족한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