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위드코로나’는 시기상조 아닌가요?” vs “언제까지 이렇게 답답하게 살 순 없잖아요? 이러다 경제 파탄나요.”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위드코로나’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드코로나’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전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마치는 10월 말을 목표로 실무 준비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으로 위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정 부분 완화해 방역과 경제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추석발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확진자 증가에 대응하는 방식의 현 방역조치에서 벗어났을 때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방호복을 입은 채 시민들을 안내하던 권모(47)씨는 ‘위드코로나’로 방역전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권씨는 “뉴스에서도 위드코로나 얘기가 계속 나오던데 확진자가 요즘 너무 많이 나와서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한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게 아니라 단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답답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너무 많은데 조치를 풀면 억제 자체가 안 될까 봐 걱정된다. 조금 더 참고 강력한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반면 1년 반 동안 옥죄온 방역조치에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렵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김모(50)씨는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근무하는데 장사도 잘 안되고 자영업자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제상황이 많이 힘들다. 하루하루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방역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백신으로 항체가 생겼으면 감기처럼 생각하고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위드코로나’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일 경기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위드코로나’에 대해 “이제는 발생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중증 환자를 최소화하는 ‘위드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는 “1380만 경기도민의 건강과 안전, 일상적 경제활동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 백신 접종률이 확보되면 서서히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활동을 풀어가는, 조금씩 ‘위드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최근 방송에 이어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더 늦기 전에 ‘위드코로나’로 전환하길”이라는 글을 올려 ‘위드코로나’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와 상관 없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코로나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조절됐을 때 하는 것이 아니다. 감염자가 줄어들었을 때 안정적인 일상회복이 아니라 유행이 계속된다는 가정 아래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세가 낮아지면 유리하겠지만, 위중증 환자 치료 대응 체계와 자가치료 시스템을 갖춘 뒤 유행이 크든 적든 가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생물학적 피해를 받아들이는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아울러 “위중증 비율이나 치명률이 커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방역을 완화해 경제적 상황을 잡겠다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합의가 된 사항이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수하고 추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