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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쉽게 벌어 막 뿌린 돈… 신속한 흐름 추적이 진상규명 열쇠다

입력 | 2021-09-28 00:00:00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일확천금을 한 화천대유가 돈을 마구 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화천대유는 6년 정도 일하고 퇴사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그중 44억 원은 산재위로금이라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의 일종인 이석증에 걸리는 등 건강이 악화된 데 대한 보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곽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야권 내부에서는 곽 씨 외에도 일부 유력 법조인들을 중심으로 화천대유에서 50억 원을 직간접적으로 약속받았다는 ‘50억 클럽’설까지 나온다. 화천대유 측은 약 10개월간 고문을 맡은 권순일 전 대법관에게 1억5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고위 법조인 출신 고문들에게도 고액의 고문료를 지급했다.

화천대유가 여기저기 뿌린 돈은 배당금으로 받거나 분양사업으로 쉽게 번 돈이다. 대주주 김만배 씨의 가족과 지인들로 구성된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배당금은 투자금의 1000배가 넘는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으로 4호를 소유한 남욱 변호사는 8000여만 원을 투자해 1000억 원을 벌었다. 남 변호사의 부인 A 씨도 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 참여해 투자했는데, 민간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60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고 한다.

화천대유로 들고난 돈의 성격도 석연치 않다. 대주주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는 각각 473억 원과 38억여 원씩을 회사에서 빌렸다. 금융정보분석원은 두 사람이 2019년과 지난해 수십 차례에 걸쳐 거액의 현금을 인출한 것이 수상하다고 보고 4월 경찰에 통보했다. 또 대장동 개발 초기인 2015년과 2017년에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가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에게서 626억 원을 빌려서 화천대유에 457억 원을 대출하게 된 배경도 의문투성이다.

이런 의문점들을 풀기 위해서는 총 7000억 원대의 수익을 올린 화천대유와 관계자들의 계좌를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신속하게 추적해야 한다. 돈의 흐름만 잘 좇아가도 대장동 개발의 숨은 수혜자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