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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부채 한도 초과… ‘국가부도’ 우려에 전세계 긴장

입력 | 2021-09-28 03:00:00

법적 한도 28조7800억달러 넘어
의회 ‘부채한도 유예’ 이번주 논의




예산안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갈등하면서 미국의 ‘국가 부도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가 합의에 실패해 해당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사상 초유의 미국 국가 부도 사태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의회는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유예,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복지 예산 지출, 1조2000억 달러의 인프라 예산 법안을 이번 주에 논의한다.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은 일단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현재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적용을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21일 하원에서 처리해 상원으로 넘긴 상태다.

미국은 정부 부채의 상한을 법으로 정해 놓는데 이를 넘기면 정부가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게 불가능하다. 현재 연방정부의 부채는 법적 한도를 넘긴 28조7800억 달러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부채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초당파 정책연구센터’는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10월 15일∼11월 4일 미국이 디폴트 상태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은 행정부의 다른 예산안들에 사실상 묶여 있는 상태다. 공화당은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복지 예산이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증세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꺾는다며 해당 법안 처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예산안을 철회하는 등의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부채 한도 유예 법안에도 합의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때마다 양당이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면서 실제 미국이 국가 부도 사태까지 간 적은 없었다. 하지만 디폴트 우려가 커지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