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연료봉 보관시설 지붕-벽 해체… 우라늄 농축 위해 개조 가능성” 韓, 日 제치고 IAEA 의장국 선출… 주변국 북핵 입장 먼저 파악 유리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50MW 원자로 건물의 폐연료봉 보관 시설의 지붕과 벽을 해체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보도했다. 북한이 영변 내 핵 연료봉 제조 시설을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개조하기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8노스는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5월 22일경에서 6월 6일 사이 폐연료봉 보관 시설의 지붕 해체를 시작했고, 8월 25일에는 벽까지 해체를 완료했다고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영변의 다른 원자로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보관하기 위해 재정비하는 것이거나, 우라늄 농축을 하기 위해 시설을 개조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27일(현지 시간) 195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지 64년 만에 처음으로 차기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한국이 만장일치로 의장국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가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 의장직을 맡게 된다.
이번 의장국 수임은 일본의 독점 관행을 깨고 따낸 것이라 의미가 크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한국은 IAEA 내에서 일본 중국 등이 포함된 ‘극동그룹’에 속해 있다. 8개 그룹이 1년씩 돌아가며 의장국을 선출한다. 하지만 앞서 극동그룹에 돌아온 기회 7번 가운데 원자력 강국인 일본이 6번, 베트남이 1번 의장국을 맡았다.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일본의 의장국 독식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의장국 입후보 의사를 사전에 알린 뒤 일본 등 모든 극동그룹 국가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최근 “북한이 전속력으로 플루토늄 분리, 우라늄 농축을 진행하고 있다”는 IAEA의 평가에 “별도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IAEA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도 다룬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이사회 의장은 중립성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의장국이 됐다고 해서 특정 국가의 입장을 요구할 수 없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