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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軍, 세계 최대 ‘7~8 t 탄두’ 탄도미사일 개발 눈앞”

입력 | 2021-09-28 03:00:00

정부 소식통 “사실상 핵무기급”
사거리 300km… 수년내 시험발사
2030년대 초반 실전배치 계획



15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공개한 탄두중량 2t의 ‘현무’ 개량형으로 알려진 탄도미사일 과거 시험발사 장면. ADD 제공


군 당국이 7∼8t의 탄두를 탑재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위력 탄도미사일도 탄두 중량이 6t인 것으로 전해졌다. 5월 한국군의 미사일 능력을 제한해온 한미 미사일 지침이 전면 해제되면서 우리 군이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 중 세계 최대 수준인 ‘괴물 탄두’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7∼8t의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고 성공을 앞두고 있다”며 “핵탄두 개발이 불가능한 한국에서 사실상 핵무기급 위력의 미사일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거리 300km대인 이 미사일에 대한 시험발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군은 2020년대 중반 시험발사를 마친 뒤 2030년대 초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DD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6t에 달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 미사일은 350km 날아갔다. 당시 군은 제원을 밝히지 않은 채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사실만 공개했다. 당시 공개한 이 미사일의 발사 영상도 이전에 발사한 탄두 중량 2t의 ‘현무’ 개량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으로 대체했다. 군은 15일 발사 장면을 비공개에 부친 이 미사일보다도 탄두 중량이 1t 이상 늘어난 미사일을 극비리에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은 지하에 있는 북한의 핵심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관통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軍 개발 임박 7~8t 탄두는 핵무기급… 北지하시설 파괴 가능”

軍, 괴물 탄두 탄도미사일 개발중
北 전술핵-초대형 핵탄두 위협 맞서 지하갱도 파괴 능력 크게 증강시켜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로 개발 탄력
軍, SLBM 이어 억지력 본격 강화 …北 대화재개 신호속 관계영향 촉각



군이 최근 6t에 달하는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탄두 중량을 7∼8t까지 늘린 ‘괴물 미사일’ 개발도 사실상 성공 단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 온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 상당 수준까지 확보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는 한편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맞설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이 속속 개발되면서 대북 억지력 강화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노동당 대회에서 한미를 겨냥해 전술핵과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지시했다. 우리 군도 이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에 이어 최대 규모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남북 간 미사일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지하 관통 ‘벙커버스터’ 개발 박차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사거리와 탄두 중량의 ‘족쇄’로 작용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잇단 개정을 거쳐 완전히 해제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한미는 2017년 11월 3차 개정으로 탄두 중량을 해제한 데 이어 올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 있던 사거리 제한(최대 800km)까지 풀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사거리와 탄두 중량에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소식통은 “핵을 가질 수 없는 우리 군으로선 재래식 탄두 중량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세계 최대 수준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7∼8t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은 300km대 사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5일 6t짜리 탄두를 탑재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만큼 7∼8t의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도 무난하게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미사일의 위력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5일 시험 발사된 탄두 중량 6t의 탄도미사일도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350km를 날아가 제주 서쪽 해역 목표지점에 정확히 탄착해 정확성도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DD는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미사일은 콘크리트 건물 및 지하갱도 타격도 가능한 것으로 주요 표적을 정확하고 강력히 타격해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지하 100m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수뇌부의 벙커와 군 지휘시설 등을 겨냥해 관통력을 획기적으로 극대화한 미사일인 ‘벙커버스터’를 개발하는 수순에 우리 군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8t급 재래식 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음속의 5, 6배로 비행한 뒤 지상에 낙하할 경우 소형 전술핵 위력을 넘는 파괴력과 관통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북 적대시 철회” 北 반발 가능성도

군은 2020년대 중반∼2030년대 초 7∼8t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전력화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전술핵무기와 파괴력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은 동북아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갖추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 정부가 임기 말 남북 관계 개선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SLBM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신형 전략무기 개발이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종전 선언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SLBM 발사를 “우리(북한)를 겨냥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리 군의 전략무기 개발을 비난하고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