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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장에 아침부터 긴 대기줄, 앱 접속도 지연… 무슨 일이?

입력 | 2021-09-28 10:20:00

28일 오전 수도권 한 스타벅스커피 매장에서 스타벅스 파트너가 한 고객이 한정판 리유저블 컵에 주문한 20잔의 커피를 포장하고 있다. © 뉴스1


28일 이른 아침, 경기 고양시 소재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차가운 음료를 담은 아이스 전용 컵을 따뜻한 음료 전용 컵으로 교환해달라는 요청이다. 스타벅스 파트너가 “방침상 해드릴 수 없다”고 하자 “한정판이라고 유세 떠는 것이냐”는 대꾸가 돌아왔다.

이날 단 하루만 진행하는 ‘리유저블(재사용) 컵 데이’ 행사를 맞이한 스타벅스의 아침 풍경이다.

스타벅스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수량은 다소 넉넉하게 준비한 덕분에 개점과 동시에 동 나는 ‘품귀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재기나 ‘되팔이’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오전 7시께, 수도권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개점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눈에 띄었다. 40대 양모씨는 “출근길에 스타벅스 커피를 한잔 사려고 나왔다. 평소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자주 가는데, 한정판 컵을 준다고 해서 왔다”고 밝혔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인 20대 이가영씨도 “친구들과 채팅 중 컵 증정을 알게 돼 스타벅스로 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내부에선 직원들의 ‘까대기’(상자를 열어 제품을 정리하는 것) 작업이 한창이었다. 종이 상자에 담겨 배송된 리유저블 컵을 준비하는 것이다. 상자당 10개 안팎 들어있는 것을 일회용 컵이 꽂혀있던 자리로 바꿔끼우는 손놀림이 분주했다.

오전 7시30분, 드디어 매장 문이 열렸다. 그러나 사이렌 오더(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비대면 주문)로 앞서 주문한 사람이 20여명이나 되면서 매장을 방문해 주문한 이들은 3~5분가량 대기한 뒤 리유저블 컵에 담긴 음료를 수령할 수 있었다. 카공족 이씨는 “예쁜 컵을 보니 오늘 공부할 맛 나겠다”며 신난 표정이었다.

온라인 중고장터인 네이버 중고나라에 무상 제공되고 있는 스타벅스커피 리유저블 컵을 4000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출근 시간을 앞두고 최대 구매개수를 구매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다. 스타벅스는 사재기 등을 막기 위해 1회 최대 20잔까지만 주문을 받기로 한 상태다. 40대로 추정되는 여성과 30대 직장인 등이 1회 최대구매개수 20잔을 가득 채워 사갔다. 홀로 경차를 몰고와 20잔을 사간 30대 직장인 A씨는 “회사에 한잔씩 선물하려고 구매한 것이다. 사내에서 쓸 수 있는 자기 컵이 생기면 일회용 컵 사용이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전 한때 스타벅스 앱 동시접속자가 많아지면서 명절 버스·기차 예매에나 보이던 ‘접속 대기 줄’도 생겼다. 앱 접속이 지연되자 직접 주문하기 위한 오프라인 줄도 길게 세워졌다. 박상진씨(38)는 “한정판 컵은 필요 없는데, 오전부터 사람이 몰려 앱 접속이 먹통이다 보니 오랜만에 줄을 섰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아침부터 이 컵을 되팔겠다는 이들이 나타났다. 중고장터에는 무료로 제공 중인 이 컵을 최대 4000원에 팔겠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한편 스타벅스 측은 컵 수량이 넉넉해 당장 품귀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평상시 오전보다는 음료 구매자가 많은 상태다. 다만 글로벌 스타벅스의 행사이고, 한국에서 받은 물량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공 중인 리유저블 컵은 그란데(16oz) 사이즈다. 컵 사이즈를 고려해 행사 하루 동안 숏, 톨, 그란데 사이즈로만 주문이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이번 프로모션(판촉)을 위해 가장 큰 사이즈인 벤티 주문은 받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이 전량 소진될 경우 기존처럼 매장용 다회용 컵이나 일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스타벅스는 올해 7월부터 제주 지역 매장 4개점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올해 탄소 감축을 목표로 한 지속가능성 중장기 전략인 ‘Better Together’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올 하반기 제주 지역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전 매장에 일회용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다회용 컵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