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시험하고 나섰다. 남북 대화 재개와 정상회담 개최 등을 할 수 있다고 했던 북한은 이번 발사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보고 실행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우리 군은 오늘 6시40분께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지난 15일 이후 13일 만이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한국 정부를 시험하고 있다고 봤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이 이야기한 이중기준 적용을 문재인 정부가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테스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못 부르게 하는 것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길로 나가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이 남한의 ‘이중기준’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점에 비춰볼 때 10월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한국 정부가 그것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테스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사일 발사를 통해 남측의 이중잣대 철폐 여부에 대한 반응 테스트를 먼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번 발사를 놓고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북한도 미사일로 한국을 시험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성장 센터장은 “우리가 단거리 미사일 분야에서는 북한보다 월등하게 앞서 있으므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 도발로 간주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유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종전선언, 군비통제 포함),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해 한국정부가 현실성 있는 로드맵을 수립해 미국, 중국, 북한과 긴밀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양 교수는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미사일 대신 통신선 복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정부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북한이 빨리 대화에 호응하는 길만이 문제해결의 출발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