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골프 퀸’ 2파전 양상 대상포인트-상금 등 예측불허 가을 레이스 결과에 관심 집중
왼쪽부터 박민지, 장하나
최고의 자리는 단 1명에게만 허락된다.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고의 골프 퀸을 가리는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바로 ‘민지천하’ 박민지(23·NH투자증권)와 ‘가을여왕’ 장하나(29·BC카드)의 2파전이다.
5, 6월 두 차례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민지천하를 열었던 박민지를 가을만 되면 강해지는 장하나가 최근 들어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현재 대상포인트 선두 박민지(556점)와 2위 장하나(542점)의 차이는 불과 14점이다. 매 대회 우승자에게 수십 점의 대상 포인트가 주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이 밖에 두 선수는 상금, 평균 타수, 톱10 피니시율 등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1,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즌 최다승 가능성 열려 있는 박민지
이어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도 정상에 서며 조금씩 2007년 신지애의 단일 시즌 최다승(9승) 기록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박민지는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시즌 상금 13억3330만7500원으로 2016년 박성현이 세운 한 시즌 최다 상금(13억 3309만667원) 기록을 일찌감치 돌파했다.
골프 장비나 스윙 하나 바꾸지 않은 박민지가 올 시즌 승승장구하게 된 비결은 체력이다. 시즌 전 오전엔 골프 연습을 안 하고 2시간 넘게 체력훈련만 할 정도로 기초 체력에 집중한 결과 필드 위에서도 좋은 플레이로 이어졌다고.
시즌 내내 끊어지지 않을 것 같던 박민지의 우승 행진은 7월 이후 잠잠해진 상태다. 8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 때는 잠정구를 선언하지 않고 플레이를 했다가 퀸튜플 보기를 기록하면서 끝내 컷 탈락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시즌 최다승 도전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는 공동 2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를 하는 등 꾸준히 우승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직 시즌 7개 대회가 남은 만큼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전반기와 같은 경기 감각을 되찾는다면 투어에 남을 새 역사를 쓸 수도 있다. 11월 열리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대회는 2018년도 우승의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대회이기도 하다.
가을여왕 장하나의 맹추격
‘가을여왕’ 장하나의 막판 추격도 뜨겁다. 6월 롯데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장하나는 9월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서며 박민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당시 2위 박현경과 7타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2012년 10월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장하나는 ‘가을의 여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독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어 통산 15승 중 절반이 넘는 8승을 9, 10월에 따냈을 정도다. 이번 우승 때도 “가을의 시작을 알린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을 정도다.
다승이나 시즌 상금에서는 박민지와 격차가 크지만 꾸준함 면에서만큼은 박민지에게 앞선다는 평가다. 실제로 장하나는 평균 타수에서 69.6552타로 2위 박민지(69.9821타)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수상 경험이 없는 최저 타수 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민지와 장하나는 올해 아직 챔피언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한 적이 없다. 무르익는 가을과 함께 더욱 치열해질 두 선수의 경쟁에 국내 골프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