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날리지(Corona+Knowledge)] <19>
5월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모 씨(81)는 지난 주말에 ‘70대 이상 돌파 감염 72%’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백신을 맞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니, 불안해지는 것과 동시에 백신 효과가 없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씨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게 추가 접종을 해 준다고는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백신 효과가 너무 낮은 거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 헷갈리는 ‘70대 이상 돌파 감염 72%’
25일 질병관리청의 브리핑이 끝난 뒤 ‘70대 이상, 돌파 감염, 72%’ 세 단어가 회자됐습니다. 적지 않은 독자들이 이 씨가 이해한 것처럼 “70대 이상은 돌파 감염의 가능성이 72%에 이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걱정됩니다. 돌파 감염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이 백신의 효과를 뚫고서 코로나19에 걸린 사례입니다.
70대 이상 돌파 감염 72%의 의미는 전체 70대 인구의 72%가 백신을 맞은 뒤에도 코로나19에 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이상 확진자를 분석해 보니 백신 접종이 끝나고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72%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 백신접종 끝내 돌파감염 많은 고령층
고령층이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이유가 뭘까요. 우선 백신을 초기에, 대부분의 인원이 맞았기 때문입니다. 국내 70대 이상은 27일 현재 전체의 89.2%가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백신 접종자가 대부분인 만큼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람도 백신 접종 완료자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확진자 가운데 70대 이상 비중은 많이 줄었습니다. 75세 이상 백신 접종을 시작한 4월 1일로 돌아가보면 당시 누적 확진자 중 70대 이상은 12%에 달했는데요, 최근엔 4.9%로 대폭 줄어든 모습이 눈에 띕니다.
물론 고령층의 특성상 백신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탓도 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고령층은 면역의 형성 및 지속이 젊은 층보다는 약하기 때문에 돌파 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좀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대책으로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제시했습니다. 예약은 다음달 5일부터 할 수 있습니다. 접종완료 후 6개월이 지난 60세 이상 고령층 등이 대상이니 5월에 접종을 완료한 이 씨는 11월에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중증 사망 막는 백신효과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심하게 앓을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사망 가능성 역시 크게 줄어듭니다. 백신 접종의 또다른 효과입니다.
국내에서 돌파 감염자가 중증 환자가 된 비율은 0.6%, 사망한 비율은 0.1%에 불과합니다. 질병관리청이 5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 확진된 10만1285명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이 중 70대 이상 돌파 감염자는 중증화율 4.6%, 사망률 2.2%를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 확산 요인으로 돌파 감염보다는 미접종을 꼽았습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앞으로 돌파 감염보다는 미접종자가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며 “중환자 역시 미접종자 위주로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