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UP Together, 세상을 바꾼다] <3> 현대차그룹 사내외 협업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스타트업의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사업적 영감을 얻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 ‘제로원’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전기자동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임직원 모두가 스타트업 창업가 같아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0년 시무식에서 스타트업의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는 국내 대기업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7월 기업분석업체 CEO스코어는 168개 기업의 2016∼2020년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7157억 원으로 투자액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의 신선한 시각을 활용하고 있다.
실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직원들이 직접 스타트업을 차리고 분사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로원 컴퍼니빌더’ 프로그램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7월 미래 성장성을 지닌 사내 스타트업 3곳을 분사시키며 2000년 이후 총 25개사를 분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올해 분사한 회사들은 햇빛 투과량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 윈도 필름 개발사 ‘디폰’,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해상도 라이다를 개발하는 ‘오토엘’, 보다 편리한 포인트 적립 및 사용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이타몬드’ 등이다.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분사한 스타트업들은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차량용 관제시스템 개발사 ‘AI매틱스’는 최근 1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고, 2008년 분사한 차량용품업체 ‘오토앤’은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연내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분사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포엔’은 1년 만에 초기 투자에 해당하는 ‘시리즈A’로 73억 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수소연료전지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은 현대차그룹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성진 포엔 대표는 “큰 회사가 놓치거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하는 게 스타트업이라는 걸 현대차그룹도 잘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