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언급 3일만에 미사일 도발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종전 선언과 남북 정상회담을 원하는 한국이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부르는지 떠보기 위한 계산된 전략으로 봤다. 한국은 “도발” 표현을 피했지만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불법으로 규정하고 “규탄”해 온도 차를 보였다.
○ “도발로 부르지 말라” 뒤 미사일 발사
○ 韓 ‘도발’ 표현 자제, 美는 “결의 위반 규탄”
북한이 ‘조건부 남북 관계 복원’ 제안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건 결국 한미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는 ‘떠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저자세로 나오면 그 자체로 이득이고, 반대로 강경하게 나오면 향후 추가 미사일 도발 등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잃을 게 없는 ‘꽃놀이패’”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미사일 시험 자체보다 한국이 (도발로 부르지 말라는) 이중 기준 철회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미가 반응 수위를 조절해주면 이를 명분 삼아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유감’만 표명했다. 외교부, 통일부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방부는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인지 밝히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만 했다. 미 국무부는 대화를 언급하면서도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위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저자세로 나갈수록 북한이 남북 관계를 쥐고 흔들려고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