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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결혼자금은 ISA, 노후대비는 IRP

입력 | 2021-09-30 03:00:00

연금저축 활용 전략 ‘꿀팁’




#1. 최근 입사한 사회초년생 A 씨(29)는 결혼 준비와 주택 구입 등에 활용할 자금 마련에 나섰다. 우선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에 가입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2. 퇴직을 앞둔 B 씨(56)는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5년 정도 연금저축에서 연간 1500만 원의 연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태려고 한다. 계좌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 연금저축 적립금을 IRP 계좌로 이체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투자와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IRP나 연금저축 같은 사적연금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고민을 하는 금융 소비자들을 위해 ‘사회초년생과 은퇴준비자의 연금저축 활용법’을 소개했다.




사회초년생
연금저축-IRP,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 노리면 낭패


A 씨는 당장의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바라보고 연금저축이나 IRP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저축과 IRP는 해지하지 않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해야 세제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결혼, 주택 구입 등 중·단기 자금 운용을 준비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연금저축은 만 55세 이후(가입 기간 5년 이상)에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과 운용 수익에 낮은 세율의 연금소득세(3.3∼5.5%)를 적용받는다. 따라서 55세 이후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최적의 방법으로 꼽힌다. 연금저축을 중도 해지할 경우 세액공제를 받은 연금소득세 적용 혜택이 사라지고 높은 세율(16.5%)의 기타소득세가 적용돼 사실상 세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결혼, 주택 구입 자금 등을 운용할 목적이라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는 게 좋다. 이른바 ‘만능 계좌’로 불리는 ISA는 하나의 계좌로 예·적금, 펀드, 주식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가입 기간 동안 발생한 순이익에 대해 200만 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특히 총 급여액 5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사람이 가입할 수 있는 ‘서민형 ISA’는 비과세 혜택이 400만 원까지 늘어난다.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도 9.9%의 저율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 또 ISA 계좌 만기(3년 이상) 이후 60일 이내에 계좌 잔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연금저축이나 IRP로 전환하면 연금저축과 IRP로 받은 세액공제 이외에 ISA 납입액의 10%(300만 원 한도)에 대해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A 씨는 운용 자산이 필요한 시점과 자산의 경제 상황을 잘 살펴서 중·단기 자금은 ISA를 활용하되 노후 대비 자금은 연금저축과 IRP에 납입하는 게 합리적이다.





은퇴준비자
10년 이상 분할 수령이 유리, 계좌 통합은 신중하게

B 씨는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5년간 연금저축에 넣어놓은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반적으로 불리한 선택이다. 연금저축이나 IRP에서 연금을 받을 때 수령 기간을 10년 아래로 줄이면 연금 수령액이 세법상 연금 수령 한도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 수령액이 한도를 넘기면 그 초과분에 대해 낮은 세율의 연금소득세(3.3∼5.5%) 대신 고율의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된다.

또 IRP의 본인 추가 납입액과 연금저축의 경우 연금 수령액이 연 1200만 원을 초과하면 연금 수령액 전체에 대해 연금소득세 대신 종합소득세(6.6∼44%)가 부과될 수 있다. 따라서 연간 수령액 1200만 원 한도가 적용되는 연금 종류를 정확히 알고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연금 수령 시기와 기간을 조정하는 게 좋다.

연금저축 적립금을 IRP 퇴직금 계좌로 이체하는 것은 만 55세 이후, 계좌 가입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퇴직소득이 입금된 IRP는 5년 요건 제외)에 가능하다. 그런데 연금저축이나 IRP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할 땐 인출 가능 순서가 존재한다. 과세 제외 금액이 가장 먼저 인출되고 그다음 퇴직소득,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 순으로 인출이 가능하다. 퇴직소득을 모두 인출한 후에야 다른 자금의 인출이 가능하므로 자금 인출의 선택권이 제약될 수 있다.

따라서 B 씨처럼 국민연금 수령 직전에 연금저축 적립금을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과 IRP 퇴직금 계좌를 합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연금 수령 기간도 5년보다는 10년 이상 분할 수령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수정해 1200만 원의 연간 수령액 한도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