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는 검사 판사 출신의 전관 법조인 고문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최근 의혹이 불거져 언론사에서 퇴사하기 전까지 법조기자를 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인맥을 따라 구성됐다. 딸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입사해 대장동 아파트까지 분양받은 박영수 전 특검,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 무죄 판결을 주도한 권순일 전 대법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 씨 변호인을 맡은 이경재 변호사 등이 고문단의 일원이다. 고문단이 30명에 이른다는 말도 있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고문들의 면면이 궁금하다.
김 씨는 성균관대를 나왔다. 검찰에 성균관대 출신은 많지 않아 이 대학 법대 출신 특수부 검사로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지낸 곽상도 의원과 그의 관계는 각별했던 것으로 보인다. 곽 의원 아들은 화천대유에 입사해 6년 일하고 퇴직하면서 50억 원을 받았다. 화천대유 자문변호사인 강찬우 변호사는 특수통 경력의 검사장 출신으로 이재명 지사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까지 나왔다. 김 씨의 누나는 2년 전 윤 전 총장 아버지의 집을 샀다. 우연인지 다른 내막이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쪽 중심에는 김 씨 외에 부동산 전문 변호사들이 활동했다. 토지 수용과 초기자금 조달에서 핵심 역할을 한 남욱 변호사와 그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조현성 변호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김 씨와 그 가족 및 지인과 함께 천화동인 투자에 참여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변호사라면 영리와 더불어 공익을 함께 추구해야 함에도 영리를 넘어 투기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대장동 사업은 민(民)쪽에서는 화천대유, 관(官)쪽에서는 성남시 산하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했다. 검찰은 어제야 비로소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지만 뒤늦은 압수수색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는 경찰 국가수사본부도 아닌 용산경찰서가 이 큰 의혹을 5개월째 주무르고 있었다. 여야 모두 관련된 사건이다. 검경의 수사가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거나 여야 중 한 편만 든다면 훗날 수사 자체가 검증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