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대검으로 수사전선 확대 檢 일각 “별건수사 통한 대선 개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손준성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부하 직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도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대검 차원에서 마련한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대응 방안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고발 사주 의혹을 매개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 손준성 부하 검사 압수수색 나선 공수처
공수처는 28일 대검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정보담당관실에서 근무했던 A 부장검사, B 검사의 업무용 컴퓨터와 업무자료 등을 확보했다. 두 검사는 손 검사의 부하 직원이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제보자 조성은 씨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으로부터 텔레그램으로 전달받은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한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A 부장검사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윤 전 총장 임기 동안 대검에서 근무하며 첩보 등을 수집,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앞서 A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청구 당시 ‘법관 사찰 의심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로도 알려졌다. 결국 공수처가 수사정보담당관실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서 확보를 위해 이들을 압수수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尹 재직시절 장모 문건 등 의혹 들여다보는 檢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도 손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A 부장검사와 B 검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최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고발 사주’ 의혹의 본류 수사 외에도 윤 전 총장 재직 시기 수사정보담당관실 등을 중심으로 한 윤 전 총장 가족 관련 내용 등을 수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대검이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에 대한 의혹 대응 차원에서 관련 수사와 재판 결과를 상세히 정리한 문건 등이 내부에서 발견된 만큼 수사팀은 해당 사건을 수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또 2019년 윤 전 총장에 대해 자동으로 비판 댓글 입력이 반복되는 ‘매크로’ 댓글 관련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상황에서 불특정 세력이 ‘매크로’를 동원해 윤 전 총장에 대해 비난하는 수백, 수천 개의 자동 댓글이 달렸던 적이 있다고 한다. 이에 대검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놓고 검찰 일각에서는 ‘별건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런 수사가 바로 대선에 개입하기 위한 수사”라며 “대검 캐비닛까지 열어 어떻게 해서든 윤 전 총장을 기소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