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MrDawodZai’ 갈무리
아프가니스탄의 소년이 굶주린 가족을 위해 빵을 훔치다 탈레반에 붙잡혀 기둥에 묶이는 처벌을 당했다.
27일(현지시간)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구호 단체 ‘빈 다우드 재단’을 운영하는 다우드 자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빵집에서 빵을 훔치다 탈레반에 잡힌 두 소년의 사진을 공개했다.
자이에 따르면 10대로 보이는 두 소년 중 한 명은 “우리 가족은 지난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허락없이 빵을 가져간 것은 미안하다”며 “하지만 일자리도 없고 음식도 없는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울부짖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은행 사무실 밖에서 줄을 서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ATM과 은행 사무실의 50%가 현금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TASS via (GettyImages)/코리아
아프간 재정의 대부분을 담당하던 해외원조가 탈레반 집권 이후 중단돼 공무원들은 지난 7월부터 무급으로 일을 하고 있으며 민간의 일자리도 대부분 사라졌다.
은행들은 줄어드는 외환보유고를 보호하기 위해 인출 한도를 제한했고 은행 밖은 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안의 각종 생활용품을 내다 파는 시장이 생겼지만 정작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빵집 앞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나눠주는 빵을 받고 있다. 카불=AP/뉴시스
이런 실정에 아프간 곳곳에서는 절도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탈레반이 이들을 공개 처벌하며 도시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과거 탈레반 집권 당시 법무장관을 지낸 물라 누루딘 투라비는 지난 24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형집행은 물론 절도범의 손발을 절단하는 처벌도 다시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 날 탈레반은 아프간 헤라트 중앙 광장에 납치미수범 4명을 사살해 기중기에 매달아 놓았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