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조직 다툼 수류탄도 터뜨려 경찰 400명 투입-비상사태 선포
남미 에콰도르의 한 교도소에서 마약 갱단 조직원들이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수류탄까지 던져가며 유혈사태를 일으켜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BBC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에콰도르 역사상 최악의 교도소 폭력 사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에콰도르 서부 과야스주 과야킬의 리토랄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사망자 중 최소 5명은 목이 잘려 숨졌다. 총에 맞아 숨진 이들도 있었다. 부상자도 80명 넘게 나왔다. 일부 수감자는 수류탄을 갖고 있다가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400명이 투입되고 5시간이 지나서야 폭력사태가 진압됐다. 이튿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교도소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라소 대통령은 “범죄조직들이 교도소를 세력 다툼을 벌이는 전쟁터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교도소에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돼 있었다. BBC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위험한 감옥 중 한 곳”이라고 전했다. 교도소 책임자는 “조직원들 간 충돌이 발생한 자리에서 시신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역 라디오에 전했다. 교도소 밖에서는 가족들이 울며 수감자들의 생사를 걱정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교도소 내에 방치된 시신 사진도 올라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외신은 교도소가 수용 정원보다 30% 이상 많은 죄수를 수감해 과밀상태였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앞서 2월, 7월에도 에콰도르의 교도소에서 갱단 간 충돌이 벌어져 모두 106명이 숨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