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테이셔널 1R후 공식 회견
지난달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한 최경주가 30일 현대해상 최경주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대회 호스트이자 선수로도 나선 최경주는 “향후 10년간 챔피언스투어에서 열심히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KPGA 제공
3오버파 75타 공동 110위. 평소 같았으면 표정이 밝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탱크’ 최경주(51·SK텔레콤)는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인 김동은(24·골프존)이 “우승 축하드립니다”라며 축하 떡케이크를 건네자 그는 “생큐, 고맙습니다”라며 화답했다.
30일 경기 여주의 페럼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마친 최경주가 기자회견에 나섰다. 대회 호스트 겸 선수로 출전한 그는 “2002년 PGA투어 첫 우승과 이번 챔피언스투어 첫 우승 모두 똑같이 긴장하고 똑같이 감동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경주는 지난달 27일 미국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경주는 “2000년에 PGA투어에 입문하고는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캐디백에 태극기를 달았다. 한국에 대한 자긍심, 자부심,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해온 것 같다. 챔피언스투어를 뛰는 이유도 한국 사람이라는 긍지 때문이다. 사실상 동양인도 저 혼자”라고 밝혔다. 그는 만 50세 이상이 경쟁하는 챔피언스투어 참가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했다. 그는 “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거나 통산 상금 1400만 달러(약 166억 원) 이상을 기록해야 풀 시드를 가질 수 있다. 20년 넘게 PGA투어에서 활약한 덕분에 이런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둔 최경주의 누적 상금은 3280만 달러(약 388억 원)에 이른다.
경기 중 팬들과 사진을 찍거나, 카트 탑승이 허용되는 등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지만 승부만큼은 치열하다. 그는 “‘탱자탱자’ 놀고먹듯 하는 게 전혀 아니더라. 이기려면 진짜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재정비에 들어갔다”고 했다. 최근 2주 연속 준우승, 우승을 차지한 비결도 공개했다. “고질적인 근육통이 회복되고 스윙의 턴 등이 많이 좋아졌다. 체중도 올라와서 전성기에 4kg쯤 부족한 정도인데 라운드가 거듭되어도 에너지가 뒤처지지 않게 됐다.”
50대를 향한 응원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의욕도 빼놓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긍정의 힘’이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더 큰 영광을 위해 건강도 잘 챙기고 운동도 조금씩 하시면 좋겠다. 나 역시 앞으로 10년 동안 챔피언스투어를 열심히 하면서 매년 1승씩 이어지도록 하겠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