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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밝혀지면 내 진급은 어쩌냐’…현실판 D.P 있었다”

입력 | 2021-10-01 10:04:00

페이스북 ‘육대전’ 갈무리


경기도 한 사단 헌병대장이 부대 내 가혹행위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경기도 모 사단 헌병대장 실태 고발. 현실판 D.P’라는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 병사가 부대 내 악성 부조리 (수술한 발목 강제 폭행, 폭언, 락스가 든 분무기를 얼굴 및 입에 분사)를 지휘계통에 보고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헌병대장은 “헌병대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이런 사건이 헌병대에서 나왔다면 어떻게 보겠느냐. 이런 사건이 밝혀지면 내 진급은 어떻겠냐”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부모가 헌병대장과의 통화에서 “말하는 뉘앙스가 사건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라고 항의하자 피해 병사를 불러 “큰 사안이 아니라 생각했다”라며 “청원휴가 보내줄 테니 부모님과 얘기 잘하고 내 오해를 풀어달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피해 병사가 자해 및 정신과 상담을 받은 사실을 밝히자 헌병대장은 “왜 이제 와서야 보고를 하는 거냐. 자해를 한 건 너의 잘못도 있다”라며 “군인은 국가의 몸이고 국가의 것이다. 자해를 하면 군법에 어긋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육대전’ 갈무리

제보자는 “결과적으로 사건 가해자 병사는 적법한 절차대로 조사 및 징계를 받았고 이미 전역을 해 검찰청으로 이송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헌병대장은 간부와 병사들에게 자주 폭언과 욕설을 하고 부대 내 흡연 장소가 아닌 곳에서도 흡연을 하며 공공 생활 장소를 다녔다고 했다.

제보가 올라오고 해당 사단은 “군단 차원에서 감찰 조사 결과 일부가 사실로 확인되어 상급 부대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대는 관련 사안 인지 즉시 해당 간부를 직무 배제하고 타 부대로 분리 조치했다”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 및 절차에 의거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