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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가 던져버린 휴대폰 어디 있나…미스터리 증폭

입력 | 2021-10-01 16:31:00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은폐한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각종 추측을 낳고 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계획 설계와 민간사업자 선정 등에 관여,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이미 체포된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관련자들과의 대화내용·기록이 들어있는 핵심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온 유 전 본부장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후 검찰청으로 압송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화천대유),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 유 전 본부장이 과거에 쓰던 컴퓨터 등을 확보한 지 이틀 만이다.

수사팀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유 전 본부장에게 검찰에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으나, 유 전 본부장이 통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하루 뒤인 이날 오전 10시 출석하기로 했으나, 새벽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아 출석 시간을 예정보다 한 시간 더 미루기도 했다. 검찰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판단해 체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이 전날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고, 현장에 있던 수사팀이 건물 밖으로 나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결국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실상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용인시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게 휴대전화를 감추려한 이유에 대해 “그럴 사정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는 “술을 먹고 그랬다”는 취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이 전날 자택 앞에서 새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보도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수익 배당구조 설계 등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그는 화천대유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천화동인 1호 소유주로 알려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지분을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로 지목되는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자료가 사실인지, 금품을 전달받은 적이 있는지,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특혜는 없었는지, 수익 배당구조를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설계한 것은 아닌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파일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천대유의 설립 과정부터 개발사업 참여, 배당 수익 배분 문제, 법조인들에 대한 자문 섭외 과정, 구체적인 로비 정황 등 이번 의혹을 규명할 핵심 단서들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