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 설악면 ‘생명의빛홈타운’에 조성된 겟세마네 동산에서 만난 홍정길 목사. 주변에 산책로와 14개의 작은 기도실이 있고, 산책로 벽면에는 24개 언어로 된 기도문이 설치돼 있다. 가평=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12월 출간되는 대담집 ‘홍정길의 나라와 교회를 생각한다’의 일부다. 남서울은혜교회 원로 목사이자 장애인을 돕는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인 홍정길 목사(79)는 작고한 하용조 옥한흠 목사, 이동원 목사(75)와 함께 ‘복음주의의 네 수레바퀴’로 불려온 개신교 원로로 진보, 보수에 관계없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지난달 30일 경기 가평군 설악면 ‘생명의빛홈타운’에서 대담집과 은퇴 선교사 등을 위한 노인복지주택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홍 목사를 만났다.
―어떤 책인가?
경기 가평군 설악면 ‘생명의빛홈타운’에 조성된 겟세마네 동산에서 만난 홍정길 목사. 주변에 산책로와 14개의 작은 기도실이 있고, 산책로 벽면에는 24개 언어로 된 기도문이 설치돼 있다. 가평=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이른바 적폐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적폐가 그대로고, 우리는 극복해왔다는 게 다르다. 그 극복이 영광이자 축복이다. 적폐의 좁은 눈으로 우리가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마저 보지 못하는 게 문제다.”
―좁은 눈은 무슨 의미인가.
“세계에서 우리 역사를 보고 안 놀라는 사람들이 없다. 하지만 정작 우리 현대사에는 어떻게 우리가 역경들을 잘 극복했는지를 다루는 발전사가 없다. 역사가 팩트 아닌 이념으로 기록돼서는 안 된다. 이승만 대통령의 공과(功過)가 있는데, 4·19 혁명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원하면 물러나야지라며 지팡이 하나 짚고 내려왔다. 그게 민주주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교회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비전은 어떤가.
―일부 목회자들의 정치 활동으로 종교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요한 정통 교회의 리더들이 호응하지 않았다. 소수가 된 그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수록 그 울림은 작아질 것이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생명의빛홈타운’에 조성된 겟세마네 동산에서 만난 홍정길 목사. 주변에 산책로와 14개의 작은 기도실이 있고, 산책로 벽면에는 24개 언어로 된 기도문이 설치돼 있다. 가평=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먼저 남을 악하게 표현하는 말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언어는 인격이다. 인격자는 공부를 많이 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게 아니라,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을 의미한다. 해방 이전은 도산 안창호 선생, 해방 이후에는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한 김용기 장로를 모범이다. 두 분 모두 변변한 학력이 없지만 말에 책임을 진 분들이다.”
―5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수십 년 해외에서 살다 돌아온 선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 귀국 후 거주할 곳이 없다는 문제였다. 가평을 비롯한 경기도 주변에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적지 않다.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은퇴 후 사역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가평=김갑식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