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여론에… 딸이 대선 출마할듯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76·사진)이 내년 5월 부통령 선거 출마 계획을 철회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맏딸 사라 두테르테(43)가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밀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등록 자리에 참석해 “나는 오늘 국민들의 뜻에 따라 (내년 임기가 끝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다”고 했다.
그의 정계 은퇴 선언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그는 취임 뒤 ‘마약과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경찰이 마약범을 법적 절차 없이 살해하도록 부추겼고 6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될 수도 있는 처지여서 퇴임 뒤 자신을 보호할 정치적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필리핀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제여서 현직 대통령은 출마할 수 없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