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모스크에 폭탄… 민간인 다수 사망 AP “탈레반 아프간 점령뒤 IS공격 증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 대변인 모친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던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겨냥한 폭탄 테러로 민간인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AFP통신은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 언론 톨로뉴스 기자는 복수의 지역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8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오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 모친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던 카불의 한 모스크 입구에서 폭탄이 터졌다. 무자히드는 탈레반이 8월 15일 카불을 점령한 뒤 열었던 첫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탈레반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무자히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폭발은 사원 입구에 모여든 군중 사이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폭발 직후 긴급 구조대가 현장으로 향하는 모습 등이 올라왔다.
이번 테러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8월 중순 이후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이 증가했다”면서 “(공격의 증가는) 두 극단주의 단체 사이에 더 큰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마무리하기 전인 8월 26일 카불 국제공항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최소 170명의 사망자를 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