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홍준표 의원 측이 당내 경쟁자 윤석열 전 총장이 홍 의원의 ‘붉은 속옷’을 거론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4일 윤 전 총장 캠프를 향해 “이제 변명거리가 없으니 남의 속옷까지 시비 거는 유치함을 보이는 것인가? 거짓말 퍼레이드와 물 타기 공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여 대변인은 “홍 후보는 2008년 원내대표시절 붉은 색은 정의와 순수의 상징으로 붉은 넥타이나 속옷을 선호한다고 밝히 바 있다. 이는 윤 후보의 특정한 염원을 담은 손바닥 글씨와 비교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 대변인은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 대한 왜곡을 일삼으며 ‘주술’ 운운하는데 어이상실이다. ‘홍준표’라는 이름, 역술인이 지어준 것 아닌가? 원래 ‘홍판표’였던 홍준표 후보의 현재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는 걸 홍 후보는 잊었는가?”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에 나섰다.
그는 “개명을 하는 이유는 보통 이름이 발음하기 어려울 경우, 항렬을 맞추기 위해, 과거를 지우기 위해, 시대와 맞지 않는 촌스러운 이름일 경우가 일반적이다. 홍 후보의 경우 검사임에도 판사를 상징하는 ‘판’자가 중간에 들어있어 선친께서 준 뜻을 해치지 않으면서 발음이 다른 ‘준’으로 바꾼 것"이라 해명했다.
이어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는 무슨 이유로 개명했나? ‘운세’를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쓴 윤 후보 부인의 개명에도 혹시나 특정한 염원이 담겨 있던 게 아닌지 국민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 토론회에 참석하면서 수차례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온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윤 전 총장 측은 “후보님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계신 할머니 열성 지지자분들이 토론회에서 힘내라며 써줬다고 한다. 그 마음을 외면할 수 없어 써준 대로 토론회에 갔다. 어차피 TV 토론회라 손바닥이 다 보일 텐데 논란이 되는 내용이었으면 그대로 갔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속인 끼고 대통령 경선 나서는 것 처음 봤다. 늘 무속인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지만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이제 부적선거는 포기하시기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유치한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어떤 분은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입고 다닌다고 소문이 났다. 뻔히 아는 정치인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가당치 않다”고 받아친 바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