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한달 앞으로]〈3〉지속가능한 역학조사 필요 질병청 “‘우선순위 지침’ 수립 배포”… 기존방식, 변이 확산속도 못따라가 실내체육시설 목욕탕 등 시설 선별… 高위험 접촉자에 조사역량 집중 동선 앱 활용 ‘무증상 활보’ 줄이고 조사 예비인력도 미리 확보해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역학조사관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현장조사를 포기했다. 원래는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밀접 접촉자를 일일이 확인한 뒤 검사를 안내해야 한다. 그러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현장에 나가기가 어려워졌다. 원칙대로 역학조사를 하면 전파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확진자가 들렀던 시설의 전체 이용자를 확인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다른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확진자 추적과 접촉자 격리는 이른바 한국식 방역의 핵심이다. 4차 유행 전에는 확진자의 모든 동선을 파악해 밀접 접촉자를 분류하는 ‘전수식 역학조사’가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11월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에 대비해 역학조사 방식을 미리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체 아닌 ‘위험한 접촉’에 집중해야
질병관리청도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역학조사 대상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한 ‘관계별·장소별 역학조사 우선순위’ 지침을 처음으로 수립해 조만간 배포할 계획이다.
○ 앱으로 동선 추적해 ‘무증상 활보’ 차단
델타 변이는 바이러스 증식 속도가 빨라 확진자가 기침 발열 등 증상을 보이기 전부터 강한 전파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무증상으로 활보하다가 n차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으려면 접촉자가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서울대가 개발한 ‘코로나 동선 알리미’(코동이)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해 이른바 ‘무증상 활보’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평소 앱으로 동선을 기록했다가 확진자 동선과 겹칠 경우 자동으로 검사 안내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영국도 QR코드를 활용해 확진자와 동선이 일정 시간 겹치면 알림을 보내주는 앱을 방역에 활용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선순위에 밀려 역학조사로 파악되지 않은 숨은 접촉자를 찾아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속 가능한’ 역학조사 위한 인력 확보 시급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