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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피’ 붕괴에 투자자 멘붕…증권가 “2900선 초반이 바닥”

입력 | 2021-10-05 11:52:00

코스피가 6개월여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진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월 25일 장중 2,987.83까지 떨어진 이후 약 6개월 만에 3,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2021.10.5/뉴스1 © News1


코스피 지수가 5일 2% 넘게 하락하며 약 6개월만에 ‘삼천피’가 붕괴됐다. 코스피 약세는 글로벌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심화 우려, 중국의 전력난 고조, 미국 연방정부 부채 한도 이슈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코스피 지수가 2900선 초반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최근 3개월 연속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적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10월 코스피 지수 밴드를 최저 2920선으로 제시했다.

주요 증권사 중 10월 코스피 지수범위(밴드) 하단을 가장 낮은 수준인 2920선으로 설정한 곳은 KB증권(최대 3220포인트)이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최근 여러 불확실성 중 가장 엄중한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이 문제는 10월 중순이 분수령이 될 것이며 코스피 하단을 일시적으로 언더슈팅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월 코스피 밴드 하단을 2930선(상단 3250포인트)으로 제시한 키움증권은 “9월 헝다그룹 사태, 인플레이션 불안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쏟아진 가운데 역사적으로 10월의 코스피 지수가 다른 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으면서 과거의 패턴이 반복될 것인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나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불확실성 등도 시장의 의심과 불만을 가중시켰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근본적인 문제는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시그널이 확인되기 전까지 현재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10월 코스피 지수 범위를 2950~3210선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팀장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경기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어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10월 코스피 지수 저점을 2950선(고점 3250선)으로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은 “기업들은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재고 확충에 노력 중이지만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며 “주가 회복 여부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궤적에 달렸으며 핵심은 공급 병목 해소 여부”라고 설명했다.

다만 3개월 넘게 조정이 진행된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과 낮아진 외국인 지분율 등으로 인해 코스피 반등 가능성도 여전히 나온다.

이은택 팀장은 “이미 9개월간의 기간조정으로 코스피 밸류에이션 조정이 상당히 진행됐으며 지금의 ‘긴축조정’ 이후엔 강한 반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경민 팀장도 “코스피 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 이후 단기 가격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심리 완화가 반등 동력이 돼 기술적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주식시장은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봐도 외국인 투자자본의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도 우호적이라 저가 투자매력이 부활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정체된 것은 역설적으로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졌다고 볼 수 있으며 외국인 지분율도 2016년 국내 강세장 진입 직전의 저점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부연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돌출 대외 불확실성에 기인한 심리적, 수급적 과민 반응에 삼천피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털(기초여건)로 설명 가능한 바닥은 코스피 3000선”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