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 승용차 중 16% 이상이 경차… 주요 업체 공격적 출시 美 GM은 미니밴 크기 전기 화물차 출시… 日도 ‘전기 경차’ 확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선진국 시장에서 경형 및 소형차의 상승세가 주목되고 있다. 실용성을 발판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의 비중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전기 승용차 판매량 중 2019년 1분기(1~3월) 수천 대 수준으로 4% 미만 점유율이었던 경차는 올해 2분기(4~6월) 4만 대 이상 팔리며 점유율이 16%를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한 자릿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판매량을 늘리며 20% 점유율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경형, 소형 차량의 보급 속도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해 다녀야하는 전기차는 짧은 거리를 반복해 다니는 것이 장거리 운행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전기차 모델의 출시를 2023년경으로 준비하고 있고, 미국 테슬라는 2000만 원대 소형 세단 ‘모델2’를 비슷한 시기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 또한 수백만 원 대의 경형 전기차를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출시하는 가운데 매년 자동차 판매 중 40%가 경차인 일본 또한 2030년대 중반부터 모든 경차도 전기차로만 출시할 계획이 정부 차원에서 나오고 있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럽의 경형 전기차 시장 확대는 소비자들의 실용적 소비 행태가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각 국의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 움직임이 엿보이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 간의 가격저감을 통한 판매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