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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또 군중 총격…17세 소녀 등 13명 사망

입력 | 2021-10-05 18:11:00


탈레반이 소수민족인 하자라족 17세 소녀를 포함해 13명을 불법 살해했다. 희생자 중 11명은 아프가니스탄 국가 보안군 소속이었고 2명은 민간인이었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8월 30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중부 데이쿤디 지방의 카호르 마을에서 참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약 2주 만에 발생했다. 당시 탈레반 지도자들은 시민들에게 1990년대 후반 가혹했던 통치와는 다를 것이라며 안심시킨 바 있다.

하자라족은 아프가니스탄 인구 3600만 명의 약 9%를 차지한다. 시아파이기 때문에 수니파가 다수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주 표적이 되고 있다.

아그네스 캘러마드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번 처형은 탈레반이 이전 통치 기간 동안 악명 높았던 것과 같이 끔찍한 학대를 벌이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라며 분노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8월 14일 탈레반이 데이쿤디 지방을 장악한 후 군인들은 탈레반에 항복하기로 동의했다. 사건 당일 300여 명의 탈레반 전사들은 보안군이 머물고 있는 다하니 쿨 마을 근처에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보안군이 가족들과 도망치려 하자 탈레반 전사들은 이들을 따라잡은 뒤 군중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때 17세 소녀 마수마가 숨졌고, 한 보안군의 반격으로 탈레반 전사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이 다쳤다. 가족들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탈레반은 계속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보안군 2명이 숨졌다. 나머지 9명의 보안군은 투항 후 인근 강가에서 사살 당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촬영된 사진과 비디오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는 탈레반이 여성과 소수민족을 포용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킬지 예의주시해왔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인사 임명, 여성에 대한 제한 등 탈레반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동들은 국제 사회에 실망을 안겼다.

한편,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의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탈레반은 5일 카불에서 IS 조직원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탈레반과 대립해온 IS는 지난 3일 카불 이슬람 사원에 폭탄 테러를 일으켜 최소 5명을 숨지게 했다. IS는 지난 8월 31일 카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를 자행해 169명의 아프간 시민과 13명의 미군이 숨지게 만든 바 있다.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