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조달시장 한국기업 존재감 미미 “홍보-자금력-정보 부족해 기회 놓쳐” 국제교류발전協, 국제입찰 지원키로 11월엔 콘퍼런스-수출상담회 개최
1일 국제교류발전협회와 골드문가디언이 개최한 ‘2021 국제교류 협력·지원 사업회’ 발대식에서 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두 단체는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입찰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골드문가디언 제공
“방탄소년단(BTS)으로 대표되는 K팝, K드라마의 인기로 온두라스에서도 화장품 등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달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비르힐리오 파레데스 트라페로 주한 온두라스대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9월 우리 수출액이 558억3000만 달러로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코리아’ 명성에 걸맞지 않게 K기업체들이 유독 해외 조달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제교류발전협회(IIDA)와 골드문가디언은 1일 주한 온두라스대사 등 3개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2021 국제교류 협력·지원 사업회’ 발대식을 개최하고 우리 기업들의 국제 입찰을 본격 지원키로 했다.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하고 11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 조달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 미미한 한국 中企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수출은 558억3000만 달러로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이다. 이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 화장품, 플라스틱, 생활용품 분야의 호실적이 톡톡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약 9조50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해외 조달시장에서 우리 기업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장 진입에 대한 정보와 접근 방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2020년 기준 국내 기업의 조달시장 점유율은 유엔 0.85%, 아시아개발은행(ADB) 1.3%에 그치고 있다. 골드문가디언의 제이 김 연구개발(R&D)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홍보 및 자금력, 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 “해외 진출 국제 입찰 시스템화, 적극 뒷받침”
전문가들은 해외 조달시장이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이 더 늦기 전에 이 시장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유엔 등 국제기구 조달시장은 투명하게 규정된 절차에 따라 입찰이 진행돼 중소·중견기업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영역이다. 1일 발대식을 열고 전면에 나선 국제교류발전협회와 골드문가디언은 우선 ‘해외 조달 시스템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해외 조달 실무자와 온두라스, 과테말라, 잠비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가봉 등 6개국 대사관 등이 참여하는 ‘해외 조달 전문화 조직’을 구성해 국제 입찰 전략을 체계적으로 돕겠다는 구상이다. 실무 특별전담팀(TF)이 해외 정부 및 국제기구 조달시장을 꼼꼼히 조사해 국제 입찰을 지원하고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내 기업체들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11월 콘퍼런스와 수출상담회 등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마침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속한 그룹B로 이동시켜 선진국 지위를 인정했다. 방탄소년단의 활약,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도 한국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