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완납-연금 미납 24만명 넘어 연금 완납-건보 미납 4083가구 그쳐 건보는 혜택 중단, 연금은 연체료뿐 “당장 나타나는 불이익 여부 때문”
건강보험료(건보료)는 매달 내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이 24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료는 미납할 경우 병원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생기지만 국민연금은 당장 나타나는 불이익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건보료를 1년 이상 완납한 사람 중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6개월 넘게 미납한 사람이 24만123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는 건보료를 매달 200만 원 이상 내고 있는 고소득자도 53명 포함됐다. 이들이 체납한 보험료는 총 1억 원이다. 지역가입자 기준으로 재산과 부동산이 전혀 없다고 가정할 때 연소득이 3억7600만 원이 넘지만 국민연금 보험료는 내지 않는 것이다. 건보료를 매달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 납부하는데 국민연금 보험료를 미납한 사람은 350명, 50만 원 이상∼100만 원 미만의 건보료를 납부하고 국민연금 보험료를 안 낸 사람은 3077명이었다.
건보공단은 건보료를 6개월 이상 미납하면 미납자의 소득과 재산을 검토한 뒤 급여제한 안내문을 보낸다. 이후 미납자가 병원을 가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반면 국민연금 보험료는 미납해도 연체금 외에 다른 불이익이 없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은 자신이 보험료를 낸 만큼 바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국민연금은 ‘먼 미래의 혜택’이라는 생각에 납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재정 문제 때문에 일부러 보험료를 내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해석도 나온다. 백 의원은 “국민연금 재정건전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미납 현상도 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재정적 신뢰를 높이는 한편 고의 체납자에 대한 대책도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