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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상직, 이스타항공 회장때 회사카드로 해외서 명품쇼핑

입력 | 2021-10-06 03:00:00

직원 급여 제대로 못주고 정리해고까지 하면서…
550억대 횡령배임 혐의 공소장 보니




550억 원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5월 구속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사진)이 자신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이스타항공 법인카드로 해외에서 샤넬, 버버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구입한 구체적 내역이 5일 검찰의 공소장 전문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검찰은 이 의원의 해외 명품 구입도 횡령 혐의에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에게 제출한 이 의원의 공소 사실에는 2013∼2015년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벨기에 브뤼셀, 하와이 호놀룰루, 자메이카 등 해외 곳곳에서 이 의원의 법인 카드가 결제된 내역이 드러나 있다. 이 의원은 2015년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9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1심 재판 중이다.

공소장의 ‘해외 법인카드 사용 내역’(1억2441만 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4년 8월 호놀룰루 샤넬 매장에서 382만 원을 결제했다. 프라다 브랜드 가맹점에서도 28만 원을 썼다. 2015년 2월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버버리 매장에서 204만 원을, 같은 해 7월엔 루이비통 매장에서 204만 원을 지불했다. 2013년 8월에는 자메이카의 페라가모 매장에서 49만 원 등이 결제됐다. 플로리다에서는 호텔, 골프, 가라오케, 사우나 스파 비용 등이 다양하게 지불됐다.

항공료도 법인카드에서 대거 지출돼 2015년 6월엔 프랑크푸르트에서 아시아나 항공편 비행기로 700여만 원이 결제됐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미국, 루마니아, 페루 등의 호텔, 식당, 골프장 등지에서 합계 1억6919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고 기재했다.

이 의원의 씀씀이와 달리 이스타항공은 비슷한 시기를 기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2월부터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60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항공업계에선 “임금과 리스비, 시스템 관리비, 통신료 등 매달 집행해야 하는 자금이 연체되던 이스타항공의 모습과 극히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은 이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와 관련한 의혹까지 규명하라고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사위 서 씨가 취업했던 타이 이스타 관련 의혹도 검찰이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