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급여 제대로 못주고 정리해고까지 하면서… 550억대 횡령배임 혐의 공소장 보니
550억 원대 횡령 배임 등 혐의로 5월 구속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북 전주을·사진)이 자신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이스타항공 법인카드로 해외에서 샤넬, 버버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구입한 구체적 내역이 5일 검찰의 공소장 전문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검찰은 이 의원의 해외 명품 구입도 횡령 혐의에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에게 제출한 이 의원의 공소 사실에는 2013∼2015년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벨기에 브뤼셀, 하와이 호놀룰루, 자메이카 등 해외 곳곳에서 이 의원의 법인 카드가 결제된 내역이 드러나 있다. 이 의원은 2015년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9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1심 재판 중이다.
공소장의 ‘해외 법인카드 사용 내역’(1억2441만 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4년 8월 호놀룰루 샤넬 매장에서 382만 원을 결제했다. 프라다 브랜드 가맹점에서도 28만 원을 썼다. 2015년 2월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버버리 매장에서 204만 원을, 같은 해 7월엔 루이비통 매장에서 204만 원을 지불했다. 2013년 8월에는 자메이카의 페라가모 매장에서 49만 원 등이 결제됐다. 플로리다에서는 호텔, 골프, 가라오케, 사우나 스파 비용 등이 다양하게 지불됐다.
이 의원의 씀씀이와 달리 이스타항공은 비슷한 시기를 기점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2월부터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60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항공업계에선 “임금과 리스비, 시스템 관리비, 통신료 등 매달 집행해야 하는 자금이 연체되던 이스타항공의 모습과 극히 대비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은 이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와 관련한 의혹까지 규명하라고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사위 서 씨가 취업했던 타이 이스타 관련 의혹도 검찰이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