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해외매출 비중 53.6% ‘기생충’- 홈쿡 인기 효과 삼양은 美-中에 현지법인 설립 ‘오징어게임’ 노출로 제2특수 기대
해외에서 ‘K라면’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올 3분기(7∼9월) 기준 농심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효과까지 보고 있는 삼양식품은 미국에 이어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사업을 한층 확대하고 있다.
5일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의 올 3분기 해외 매출은 37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누적 매출(6900억 원)의 53.6%에 달해 국내 매출(32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1986년 신라면이 출시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5000억 원, 국내 매출은 4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조 원 달성이 가시화된 셈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를 겪는 사이 농심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특히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효과가 더해지면서 신라면의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홈쿡’ 트렌드가 번지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신라면이 주목받았다”며 “신라면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기회”라고 말했다.
최근 삼양식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자사 제품이 노출되면서 ‘짜파구리 열풍’때와 같은 미디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극중 배우 이정재가 편의점에서 끓이지 않은 삼양라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화제가 된 것이다. 기존 라면 조리법과 달리 과자처럼 생라면을 먹는 모습이 특히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평이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따로 간접광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화제가 되어 기쁘다”며 “나라별로 있는 삼양식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