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전월(2.6%)보다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건 2009년 8월(2.2%)~2012년 6월(2.2%)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도 오르는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상승 폭이 전월보다는 축소된 모습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3분기(7~9월) 기준으로는 2.6% 오르며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2.2% 내려가면서 농산물 가격도 0.6% 하락했으나 축산물 가격이 13.9% 오르면서다. 수산물 가격도 0.7%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40.3%), 무(-44.7%), 파(-32.4%), 풋고추(-23.8%), 토마토(-10.5%), 사과(-2.8%), 양파(-11.9%) 등은 내려갔으나 돼지고기(16.4%), 수입 쇠고기(10.1%), 달걀(43.4%), 국산 쇠고기(7.7%), 쌀(10.2%), 상추(35.3%), 마늘(16.4%) 등은 올랐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3.4% 상승했다. 2012년 5월(3.5%)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유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휘발유(21.0%), 경유(23.8%), 자동차용 LPG(27.7%) 등 석유류 가격이 22.0% 상승했으며 빵(5.9%), 라면(9.8%) 등 가공식품도 2.5% 올랐다.
전기료는 0.3% 내렸으나 상수도료(0.9%), 도시가스(0.1%) 가격 상승으로 전기·수도·가스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집세는 1.7% 올랐다. 2017년 7월(1.7%)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세가 2.4% 상승하며 2017년 11월(2.6%)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세는 0.9% 오르며 2014년 7월(0.9%) 이후 7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지난 5월(3.3%), 6월(3.0%), 7월(3.4%), 8월(3.4)에 이어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2019년 12월(-2.2%) 이후 2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이는 2016년 4월(1.9%)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에 대해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며 하방요인이 있지만 코로나19 4차 확산 이후 악화된 소비심리 반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 국제유가 상승, 우유 원료 상승, 전기료 인상, 통신비 지원 효과 소멸 등 상방요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전망과 관련해 “농축수산물 하방 요인이 존재하나 작년 10월 통신비 지원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상승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공급망 차질, 국제유가 상승폭 확대 등 공급 측 요인이 장기화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상방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4분기 물가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안정적 관리, 가공식품 편승인상 분위기 차단, 농축수산물 수급관리 등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