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LH 사장이 고양 주택홍보관에서 ‘모델하우스 건립 프로세스 개선’ 및 ‘신평면·인테리어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LH 제공)© 뉴스1
최근 층간소음 문제 등으로 건축구조의 근본적인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음에 취약한 ‘벽식구조’만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 공동주택에 기둥식 구조를 활성화 하기 위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인 ‘유공보’를 개발해 시범적용까지 완료했지만 실제 적용은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북구갑, 국토위·예결위)이 LH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21∼2025년 공급예정인 LH 아파트 14만1184호 중 벽식구조는 11만8501호로 83.9%를 차지했다. 기둥식구조 1만9573호(13.8%), 벽식+기둥식구조 2830호(2.8%), 기타 280호(0.2%) 순이었다.
분양아파트는 총 4만928호로 벽식구조가 3만9778호(97.2%), 기둥식구조 1150호(2.8%)로 임대아파트 보다 분양아파트 일수록 벽식구조 설계가 더 많았다.
벽식구조는 기둥이나 보 없이 내력벽이 천장을 받치는 구조로 층간소음에 취약하고 공간 가변성이 낮은 반면 더 많은 층을 지을 수 있고 공사비가 저렴해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구조이다.
반면 기둥식구조는 기둥과 보로 천장을 받치고 있는 구조로 높은 층고와 공사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층간소음에 강점이 있고 공간 가변성이 우수하다.
실제로 LH가 2013년 벽식구조로 설계했던 지구를 기둥식구조로 설계변경해 정밀원가분석한 결과 기둥식구조가 임대아파트 6.2%, 분양아파트 5.5% 수준으로 공사비가 더 많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LH 구조설계단이 2019년 11월 내놓은 ‘기둥식구조 활성화를 위한 유공보 적용안’은 기둥식 구조에 유공보를 적용했을시 층고를 10cm 절감할수록 1호당 100만원 상당의 절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LH가 벽식구조를 고집하면서 신기술로 개발된 ‘유공보’는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조오섭 의원은 “최근 5년간 LH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이 1000건에 육박하고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축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건설사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층간소음을 줄이고 공간 가변성을 높여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