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5일 돌입한 임금교섭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첫 상견례가 교섭위원의 위상 등에 대한 이견으로 80분만에 중단되면서 향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사 실무진은 지난 5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2021년도 임금·복리후생 협상의 첫 절차로 상견례를 진행했지만 약 1시간20분만에 이견을 보인 채 끝났다.
이날 상견례에서 노조 측은 사측 대표 교섭위원의 위상을 놓고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대표 교섭위원은 전무급이었지만 올해는 상무급으로 격하됐다는 것이다.
노사가 교섭위원 구성부터 견해차를 보이면서 첫 임금교섭 자리가 조기에 종료됐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날 사측에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 지급 ▲코로나19 격려금(인당 약 350만원) 지급▲매년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인상 요구안 초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첫 만남이 이같이 끝나면서 향후 교섭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는 매주 한 번꼴로 만나 교섭에 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동안 무노조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전자는 임금교섭 대신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2018년에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임금교섭이 타결된 적은 없었다.
이번 임금교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것인 만큼 결과를 도출할지도 관심사다. 노조 측에서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삼성전자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모두 참여한 공동교섭단을 통해 교섭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