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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 입 묶은 ‘고무줄 악마’…경찰, 학대 용의자 추적 ‘난항’

입력 | 2021-10-06 14:04:00

사진=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백구 입을 고무줄로 묶어 잔혹하게 학대한 용의자를 추적 중인 경찰이 사건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아직까지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 유기 장소 인근에 폐쇄회로(CC)TV도 거의 없어 단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6일 전북 진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백구가 발견된 지난달 11일부터 최근까지 학대 용의자를 찾기 위해 수십 명의 주민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백구는 지난달 11일 진안군 상전면 월포리 금지교차로 부근에서 구조됐다. 당시 백구는 주둥이가 공업용 고무줄로 감긴 채 목줄이 채워져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골반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 주둥이에 묶여있는 고무줄을 풀기 위해 앞발로 연신 주둥이를 문질러 댄 탓에 앞발도 피투성이였다.

백구는 우연히 이를 목격한 행인이 119에 신고하면서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다. 다행히 병원 치료를 받고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경찰은 백구 구조 당일 신고를 접수하고 동물학대범 추적에 나섰고 유기 장소 주변 탐문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누가 저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마을에서 그동안 보지 못한 개 같다’ 등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CCTV 분석도 성과는 없었다. 당장 백구가 발견된 장소에는 CCTV가 없어 학대나 유기 등 직접적 범행 장면은 확보하지 못했다. 진안으로 향하는 주요 간선도로나 큰길에 설치된 CCTV에서도 백구를 짐칸에 싣고 가는 차량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요 교차로와 마을 입구 등에 ‘진돗개 학대를 목격한 사람은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현수막도 내걸었으나 현재까지 의미 있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외지인이 트럭이나 농기계가 아닌 승용차에 개를 태워 진안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초기부터 전단을 들고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러 다니는 등 수사에 공을 들였으나 현재까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쉽지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건 해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최후의 방법으로 치료 중인 백구가 건강하게 퇴원하고 나서 경찰과 용의자 수색을 같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