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역에서 전력난을 겪으며 현지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이 가동 중단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대비를 이유로 각종 원료와 원부자재 생산을 틀어막으면서 산업계가 큰 타격이 우려된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조업, 배터리는 물론 항공우주·자동차 산업에 쓰이는 광물자원 가격은 최근 석 달간 최고 322%나 뛰었다.
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스마트폰·PC, 항공우주·자동차·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마그네슘은 이달 1일 t당 8250달러(약 980만원)로 2007년(6000달러)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반도체 원판(웨이퍼)과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기초 원료인 규소(메탈실리콘)는 지난 4일까지 석 달간 t당 1만4408위안(약 265만원)에서 6만833위안으로 무려 322% 올랐고, 황린(백린) 역시 같은 기간 t당 1만9450위안에서 6만위안으로 200% 넘게 급등했다. 중국 윈난성·쓰촨성 정부는 전력난 때문에 규소와 황린 생산을 억제하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도 우리 기업에는 악재다.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모든 기업들이 가동 중단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산업용 전기 공급이 제한된 중국 10여개 성에 위치한 기업들의 걱정이 크다.
포스코는 지난 달 17일부터 장가항포항불수강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중국 각 지방정부가 석탄 가격 급등으로 현지 공장 전력 공급을 끊은 탓이다. 이에 따라 제강과 열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하공정인 냉연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지방 정부가 전력 공급을 제한한 지역엔 LG화학과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두산 등도 위치해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까지 가동 중단과 같은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전력난이 길어지면 이들 역시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