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목표로 기술 개발 나선 포스코 정부 10년간 8000억 원 투입 계획 文 대통령 “철강산업 비중 큰 한국이 먼저 행동”
사진 포스코 제공
탄소중립이라는 난제를 받아든 국내 철강업계 1위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키우기 위한 본격 담금질에 나섰다. 세계에서 처음 열린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을 통해 경쟁 기술보다 앞서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수소환원제철 개발에 함께할 우군을 적극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정부도 기술 개발을 위해 8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과 온라인 을 통해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1’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를 비롯해 유럽 아르셀로미탈, 일본제철 등 철강사들과 세계철강협회를 포함한 각 국 철강협회 등 48개국 1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어야 철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철강산업 비중이 큰 한국이 먼저 행동하고 세계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용광로에 석탄을 가열해 만든 일산화탄소로 쇳물을 생산하는 현재 방식과 달리 수소를 이용해 산화철을 환원(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 순수한 철로 만드는 것)하는 기술이다. 부산물로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실험실 단계를 갓 넘어선 만큼, 실제 상용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포스코가 대규모 포럼을 개최해 여러 회사들을 공동 개발에 끌어들임으로서 수소환원제철 기술 확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부터 포럼 개최에 적잖은 공을 들여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포럼이 출발해도 (상용화까지) 10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출 기술의 개방형 프랫폼을 제안하는 등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효율성, 경제성에서 앞서 있지만 독자 개발할 경우 연구개발(R&D)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실패 위험도 단독으로 짊어져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2030년부터 기존 용광로를 수소환원제철용 유동환원로와 전기로로 교체하는데 설비투자 29조 원 등 68조5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포스코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6조7000억 원을 들여 산업계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하는 ‘탄소중립 산업 핵심기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이 중 일부인 8000억 원이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과 100만 t급 실증설비 구축에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