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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헝다그룹, 수수료 5억원도 못내 소송 당해

입력 | 2021-10-06 16:50:00


파산 위기에 처한 중국 대형 부동산회사 헝다그룹이 홍콩 부동산 중개회사 센탈린으로부터 310만 홍콩달러(약 4억7500만 원)의 수수료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한 때 중국 부동산시장을 좌지우지하던 헝다가 불과 5억 원도 안 되는 돈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헝다가 얼마나 큰 위기에 처했는지를 보여준다는 평이 나온다.

6일 로이터통신은 센탈린이 지난달 중국 남부 광저우 법원에 수수료를 받아내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센탈린 임원은 소송 제기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추가 언급을 거부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또 다른 홍콩 부동산 중개회사 미들랜드홀딩스 역시 헝다로부터 수수료 4345만 홍콩달러(약 66억6000만 원)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들랜드 또한 수수료 환수를 위해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헝다 측은 두 회사에 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3050억 달러(약 355조 원)의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고 있는 헝다그룹은 채권자들에게 원금은커녕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3일과 같은 달 29일 각각 약 993억 원, 559억 원의 이자를 유예했다. 올해 안에 지급해야 할 이자만 7500억 원에 달한다. 보유주식 매각, 자회사 매각 추진 등 현재 헝다가 시도하는 자금 마련 방식으로는 이 많은 돈을 갚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중국을 넘어 홍콩 부동산 및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폴 챈 홍콩 재무장관은 SCMP에 “홍콩 금융권이 보유한 헝다 부채는 전체 부채의 0.05%에 불과한 140억 홍콩달러(약 2조1217억원)로 미미한 수준”이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