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2025년까지 301억 원 투입… 주민-상인 교류 넓혀 공동체 회복 청년 대상 막걸리 제조기술 교육… 봉사단 꾸려 낡은 주택 수리 지원 ‘왕건길’ 등 다양한 산책 코스 조성
최근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을 찾은 관광객들이 활짝 핀 야생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대구 동구가 불로동을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든다. 도시재생을 통해 주거 공간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지역공동체도 되살린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찾고 싶은 관광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불로동에는 고분공원(사적 262호)이 있다. 4∼7세기 삼국시대 고분 214개가 모여 있다. 신라 토기와 말 장식품 등도 출토됐다. 최근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한 덕분에 전국적으로 일명 ‘인생샷’ 명소로 떠올랐다.
동구는 이곳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 역사를 품은 동네로 만들 계획이다. 동구에 따르면 불로동 전체 건물 가운데 준공 후 20년이 지난 건물은 67.8%를 차지한다. 30년 이상 된 건물은 33.6%다. 젊은 세대는 빠져나가는 추세다. 2010년 이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36% 증가하는 동안 14세 이하 인구는 39.6% 줄었다. 경제 활동 인구도 2010년부터 최근까지 6.8% 감소했다.
먼저 주민과 상인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불로시장에 지상 3층 규모의 커뮤니티센터 ‘불로愛(애)’를 짓는다. 지역경제 살리기는 청년들이 다시 찾는 곳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2025년까지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청년들을 위한 막걸리 제조기술 전수 과정을 운영한다. 이곳의 불로막걸리 제조사인 대구탁주합동이 지원한다.
수료생들의 창업을 돕는 불로전수소도 대구탁주합동 막걸리 제1공장 앞에 세운다. 청년들이 만든 수제 막걸리와 각종 안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향후 불로동 막걸리 거리를 조성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지상 2층 규모의 ‘불봉이네 수리소’를 짓고 봉사단을 구성해 낡은 집을 수리한다. 취약 계층을 위한 기부금을 모금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다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도 구상하고 있다.
걷고 싶은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해 ‘삼삼오오 왕건길’도 조성한다. 팔공로와 고분로 마을 진입 관문과 골목 상권을 연결하는 가로를 정비한다. 가까운 불로천로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산책 코스를 마련한다. 배기철 동구청장은 “늙지 않는 불로(不老)동의 이름에 걸맞은 젊은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더불어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전국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