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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소래포구” 3년만에 축제 열린다

입력 | 2021-10-07 03:00:00

22일부터 한달간 제철 수산물 판매
대규모 공연-음식판매 공간 없애고, 유튜브 통한 반값 할인행사 진행
AR기술 활용 온라인 시장 투어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인근 해안 산책로에 지은 새우타워 전망대 앞바다에 어선이 지나가고 있다. 높이 21m 규모의 전망대에 오르면 물때에 맞춰 포구를 드나드는 어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해마다 5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는 수도권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인천 앞바다에는 조업에 나서는 크고 작은 고깃배가 오가고, 물때에 맞춰 배에서 내린 수산물을 파는 재래 어시장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남동구가 2001년부터 매년 10월에 열던 소래포구축제는 30여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천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2019년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지난해부터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 연속 취소됐다.

하지만 올해는 22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간 소래포구축제가 열린다. 예전에는 주말을 끼고 사흘간 열렸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방문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축제 기간이 한 달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대규모 공연이나 음식판매 공간 등을 없애는 대신 소래포구의 정체성이 담긴 시설물이나 조명을 설치해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축제 기간에 온라인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소래포구 어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산물 반값 판매행사에 참여할 수 있으며 스탬프 투어와 온라인 공연 등을 진행한다. 소래포구를 주제로 사진, 영상, 그림 공모전도 온라인으로 열기로 했다.

축제 기간에 요즘 제철을 맞은 싱싱한 꽃게와 전어, 대하 등을 판매한다. 2017년 3월 발생한 화재로 영업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12월 건물을 새로 지어 다시 문을 연 지상 2층 규모의 현대식 어시장과 어선들이 정박하는 재래 어시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꽃게는 예년보다 저렴한 가격인 1kg 1만5000원 안팎에 요즘 거래되고 있다. 현대식 어시장 1층 점포에서는 김장에 사용하는 오젓과 육젓 등 각종 새우젓을 판다. 재래 어시장에서는 어선에서 갓 내린 젓갈용 생새우를 판매한다. 생새우 1말(4kg)을 3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불법 호객행위와 바가지요금 등으로 관광객들의 불만이 잇따랐지만 공무원이 상주하는 소비자신고센터 운영 등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해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주말에는 소래포구 주변에 주차장이 부족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수원과 인천을 잇는 광역철도인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내려서 걸으면 5분이면 도착한다.

소래포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이 일대에 염전이 들어서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제는 소래와 군자, 남동 등 염전지대에서 생산된 천일염(天日鹽)을 인천항을 통해 수탈하기 위해 1937년 수인선 철도를 건설했다. 이때 소래포구에 소금을 실어 나르던 돛단배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6·25전쟁이 끝난 뒤 소래포구에는 황해도 등에서 내려온 실향민들도 생계를 잇기 위해 몰려들었다. 염전은 1996년 폐쇄된 뒤 생태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1974년 인천항(내항)이 준공된 뒤에는 소형 새우잡이 어선들이 소래포구로 정박 장소를 옮기자 새우 파시로 발전하면서 수도권의 대표적 재래어항으로 바뀌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