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부가 먼저 배상, 日기업에 청구 주일대사관 국감서 해법으로 거론 姜 “정부도 검토… 국회도 협조를”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일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과 위안부 배상 문제의 해결책으로 ‘대위변제(代位辨濟)’안이 제시됐다.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들을 대신해 한국 정부가 먼저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고 이를 나중에 일본 기업에 청구하자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일 관계가 최악인데 강제징용과 위안부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리더십을 보여 일본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되 한국 정부가 대위변제를 하는 것은 어떠냐”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의 자존심도 지키고 한일 간 얽혀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좋은 아이디어다. 한국 정부도 그걸 하나의 방안으로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저도 노력하겠지만 국회도 도와 달라”고 답했다.
앞서 2019년 11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해 기금을 만들어 대위변제 형태로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중의원 의원 겸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같은 해 12월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징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이라고 밝혔다. 소위 ‘문희상안’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일부 징용 피해자들이 반발했고, 국회 임기가 만료돼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다시 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